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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술 한 잔도 부담스러운 시대가 됐다. 소주와 맥주 가격이 지난해 오른 데 이어 올해 또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세가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원재료·부자재·인건비·물류비 등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지난해 일제히 올랐던 주류 값이 또 한 번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술인 소주값이 왜 이리 오르냐]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제조한다. 10개 주정 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또 제병 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상승했다.
주세 인상은 보통 주류업체의 출고가 인상과 연동된다. 가뜩이나 원부자재 가격은 물론 물류비·전기료·인건비 등이 계속해서 오르는 탓에 4월 주세 인상은 맥주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류 회사들이 2년 연속 출고가 인상을 결정할 경우 소비자가 직접 사야할 술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지난해를 보면 소주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오르자 마트·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원에서 150원이 올랐었다. 여기에 다른 원가 부담을 술값에 얹는 경향의 식당이라면 더 비싸진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만약 올해도 비슷한 추세라면 식당에서는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주는 주세가 오른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감미료를 섞어 만드는데, 10개 주정 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여기에 병을 만드는 제병 업체가 지난달 말 공용병인 녹색병을 기준으로 공급 가격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린다고 통보한 터다.
다만 하이트 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은 아직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맥주 출고가를 올린 만큼, 올해 추가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2022년 작년 술값,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상승]
지난해 주류업계는 지난해에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 만에 일제히 인상했고, 주류 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5%를 기록한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참이슬·진로 출고가를 3년 만에 7.9% 인상한 데 이어 3월 테라·하이트 출고가도 6년 만에 7.7%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3년 만에 6∼7% 인상했고, 11월에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3년 만에 8.2% 올렸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해 3월 6년 만에 오비·카스·한맥 출고가를 평균 7.7% 올렸고, 한라산소주도 3월에 출고가를 8%가량 인상했다. “서민 술로 꼽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주·맥주의 특성상 해마다 가격을 올릴 수 없어 몇 년 동안의 인상 요인을 한꺼번에 반영했다”는 것이 지난해 인상 때 주류업계의 설명이었다.
[소주값 얼마나 오르나]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 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이는 지난해 L당 20.8원이 올랐을 때보다 더 큰 인상 폭이다. 통상 맥주 세금 인상은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류 물가 상승을 이끈 건 ‘국민 술’로 불려온 소주와 맥주다. 소주는 7.6% 올라 2012년 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맥주 역시 5.5% 상승해 2017년 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참이슬’ ‘진로’ 출고가를 3년 만에 7.9% 인상했다. 이어 한 달 뒤 ‘테라’ ‘하이트’ 출고가도 6년 만에 7.7%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3년 만에 6~7% 인상했고 11월에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3년 만에 8.2% 올렸다. 오비맥주 역시 3월 6년 만에 ‘오비’ ‘카스’ ‘한맥’ 출고가를 평균 7.7% 올렸고 ‘한라산소주’ 출고가도 8%가량 높였다.
이외에 다른 주류 물가도 지난해 대부분 상승했다. 양주는 4.2% 올라 2013년 4.8% 이후 가장 많이 인상됐고, 약주도 4.8% 올라 2013년 5.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막걸리는 2021년의 12.8%에 이어 지난해 7.2% 올랐다. 단 과실주는 1.1% 내려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한 주류였다.
[사장님은 올리면 손해,안올려도 손해]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일반 소매점에서도 소주가 병당 2천 원에 육박하는데, 주점이나 식당에서는 여기에 가게 운영비·인건비·임대료 등 다른 요인이 더 얹혀지기 때문에 4천~5천원에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주류업체가 가격을 또 올리면, 버틸 재간이 없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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