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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때는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변수가 생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MZ세대' 반발을 의식한 듯 "MZ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라고 하며 개편안을 재검토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고용노동부가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경제단체와 노동계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려 왔는데, 이에 정부와 여당은 반발의 배경에 '정부 개편안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1. 윤 대통령 "근로시간 개편 보완검토하라"
2. 고용부도, 국민의힘도 "오해 있다" 진단
3. MZ가 정부안 선호? 실제는 달랐다
4. MZ노조와 IT노조의 반응
5. 민주당 "재검토 말고 폐기가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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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근로시간 개편 보완검토하라"]

2023.근로시간제도개편.MZ의견.면밀히청취하여.근로시간개편보완검토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여 법안 내용과 대 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3/14, 화) 고용노동부가 3월 6일 입법예고한 근로자의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과 관련해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여 법안 내용과 대 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 김은혜 홍보수석 서면 브리핑


재검토 대상은 지난 6일 고용노동부에서 입법예고한 근로시간 유연화 법안(근로기준법 개정안)인데, 한 주에 최대 69시간 근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정부는 장시간 일하는 대신 휴가를 몰아서 쓸 수 있다는 점을 홍보했는데, '제주도 한 달 살이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었다. 윤 대통령은 이 법안을 다시 검토해 보라고 한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가 법안 철회를 의미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대변인실이 2시간 만에 기자들에게 부연 설명하는 공지를 돌렸다. 대변인실은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 관련 근로자의 권익 강화라는 정책 취지 설명이 부족했던 바 입법 예고기간 중 근로자,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듣고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법안 내용 중 보완할 것은 보완해 나가자는 취지임을 알려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법안 백지화가 아니라 보완이 포인타라는 것이고, 노동부도 "입법 철회는 아니다. 의견을 폭넓게 듣는 노력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건 'MZ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는 대통령 지시인데, 법안에 대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세대 30대,40대,50대,60대의 의견은 궁금하지 않은 것일까. 

 

 

[고용부도, 국민의힘도 "오해 있다" 진단]

2023.근로시간제도개편.MZ의견.면밀히청취하여.근로시간개편보완검토하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 임이자 의원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비상이 걸렸는데, 입장문도 냈다. 보완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개편안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일부 비현실적 가정을 토대로 잘못된 오해가 있다"라고 입장문에서 밝혔다. 오해의 내용으로는 '청년세대들은 정당한 보상 없이 연장근로만 늘어나는 것 아닌가', '일한 후 과연 쉴 수 있는가' 등을 들었는데, 제도 악용에 대한 우려로 반대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40일 동안의 입법예고 기간에 MZ세대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보완도 하겠지만,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MZ세대를 설득해 보겠다는 생각도 엿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윤 대통령 지시 이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역시 오해를 언급하고 있었다. 임 의원은 "가짜뉴스와 세대 간 소통 부족 등으로 근로 시간 제도 개편이 장시간 근로를 유발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라고 했다.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일이 적을 때 몰아서 쉬자'는 게 정부 개편안인데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어난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졌다는 게 여권의 판단인 듯 하다.
국민의 힘은 '오해가 있어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이고 근로시간 제도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MZ가 정부안 선호? 실제는 달랐다]

2023.근로시간제도개편.MZ의견.면밀히청취하여.근로시간개편보완검토하라
근로시간개편에 대한 고용노동부 브리핑



거꾸로 정부와 여당이 MZ세대의 생각을 잘못 이해하지는 않았는지 따져볼 일다. 지난 6일 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때 노동부는 MZ세대가 찬성할 것으로 알았다. "연장 근로 악용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이나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는 질문에 대해 이 장관은 MZ세대가 법안의 방패 역할을 해 줄 것처럼 얘기했었다.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고 하며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 과거의 우리 같은 나이 많은 기성세대들하고는 달리. 저는 그래서 (MZ세대의) 적극적인 권리의식이 법을 실효성 있게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6일


이 장관 브리핑 이전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청년들이)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겠다"(지난 2일)고 했고, 장관 브리핑 이후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30 청년층 같은 경우도 다들 좋아한다"(지난 7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새로운 근로시간 제도를 MZ세대가 반기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얘기.

이런 여권의 생각이 오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바로 해당 당사자들인 MZ세대 반응이 싸늘하기 때문이었다. 

 

 

[MZ노조와 IT노조의 반응]

2023.근로시간제도개편.MZ의견.면밀히청취하여.근로시간개편보완검토하라2023.근로시간제도개편.MZ의견.면밀히청취하여.근로시간개편보완검토하라

'MZ노조'라고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지난달 정식 출범했는데,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신생 노동조합 협의체이다. 

여기서 지난 9일 반대 논평을 냈었다. "주요 선진국에 견줘 평균 노동시간이 많은 한국이 연장근로 시간을 늘리는 것은 노동조건을 개선해 왔던 국제사회 노력에 역행한다"며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대한 겁이다. 

IT노조도 "일이 많을 땐 연장근무와 휴일근무까지 하고, 쉴 때 길게 쉰다고 하는 건 기계를 돌릴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냉소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이들 노조가 정부안에 반대하는 주요 이유가 국제사회 노력에 역행한다거나 과거로의 퇴행이라는 건데,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보기가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지금처럼 MZ세대가 정부안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진단으로 접근하면 소통에 어려움을 상당히 많이 오랫동안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재검토 말고 폐기가 정답"]

2023.근로시간제도개편.MZ의견.면밀히청취하여.근로시간개편보완검토하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IT업계 종사자들을 만났는데, 주 4.5일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정부 개편안을 "'판교 오징어잡이 배'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나쁜 환경을 개선하지는 못할망정 전 부문을 장시간 노동 현장으로 만들려는 퇴행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 대다수의 삶이 악화되지 않게, 장기적으로는 대선에서 말씀드린 주 4.5일제 도입을 오히려 추진하는 계획을 수립해 '워라밸'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라고 정부안과 대비시키기도 했다. 간담회 말미에 윤 대통령이 근로시간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는 "하지 말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재검토 지시는 다행"이라면서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재검토가 아니라 폐기가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한 것이면 다행이나 어물쩍 물러서는 시늉에 그친다면 더 큰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안 폐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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